도쿄같은 도시에서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이벤트 참석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놓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이벤트 하나 참석하는 데도 시간, 에너지, 그리고 출장 중이라면 돈까지 꽤나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이런 이벤트를 그냥 “시간 떼우러 가는 곳”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전략적인 비즈니스 채널로 접근해서 제대로 마스터해보면 어떨까요?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이벤트에 참석하는 제 입장에서 정말 자주 보는 광경이 있어요. 바로 이벤트 가서 수동적으로 강연만 듣고, 두세 명이랑 대충 인사만 나누다가 집에 가는 분들입니다. 물론 그것도 나쁘진 않은데,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만 하면 그 공간에서 10배는 더 많은 걸 얻어갈 수 있거든요.
이 글에서는 제가 지난 13년간 20개국 이상에서 500개가 넘는 이벤트에 참석하면서 배운 노하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특히 도쿄와 일본 특유의 비즈니스 문화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런 접근법 덕분에 저는 미래의 클라이언트, 파트너, 협업자들과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강력한 브랜딩 효과도 있었죠. “어디든 다 가시네요”, “인맥이 정말 넓으시구나”, “일본에서 네트워크가 대단하시겠어요?” 같은 말들 말이에요. 이런 건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비즈니스 시그널입니다. 당신을 ‘알아둘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포지셔닝하는 신호죠.
그리고 이건 자기 과시나 유명세를 위한 게 절대 아니에요(그런 건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죠).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히 보여주는 겁니다. 그래야 적합한 사람들이 당신을 찾고, 신뢰하고, 함께 일하고 싶어하니까요.
이제부터 “이벤트 여정”의 각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실전 가이드를 알려드릴게요.
자, 시작해볼까요!
1. 이벤트 전 준비
대부분 사람들은 이벤트에 막판에 가기로 결정합니다. 그냥 분위기 보러 가는 거라면 상관없는데, 성과를 원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모든 이벤트를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면, 가기 전에 이런 준비를 하면 좋아요.
참석자 명단 리서치하기
가능하다면 게스트 리스트를 확인해 보면 좋습니다. 리스트 중에서 꼭 만나고 싶은 사람 2-3명 정도 있는지 미리 찾아보고 어떻게 인사할지 준비하는 거죠. LinkedIn 프로필이 공개되어 있다면 미리 연결 신청을 보내도 됩니다. 전혀 이상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훌륭한 대화 시작점이 될 수 있고, 상대방도 “어, 이 사람 관심 가져주네?” 하고 좋아할 겁니다.
명확한 목표 설정하기
미래에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를 최소 세 명은 만나겠다, 어떤 투자자들이 참석하는지 파악하고 내 프로젝트에 관심 가질 만한 사람이 있는지 탐색하겠다, 내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연습을 해보겠다 등등. 여러분 스스로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를 사전에 설정하고 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간결한 자기소개 준비하기
일본에서는 자기소개가 정말 중요해요.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현재 뭘에 집중하고 있는지 15초 안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휴대폰에 메모해두고, 일본어 버전도 준비하면 좋죠. 저도 영어 한 마디 못 하는 사람들만 가득한 이벤트에 간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이 작은 메모 덕분에 살았어요.
디지털 도구 준비하기
LinkedIn 프로필은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했는지, 피치덱이나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QR코드는 준비했는지 체크해보세요.
프로 팁: 제가 예전에 썼던 글에서 언급한 스타트업 박람회 같은 큰 이벤트라면, LinkedIn에 참석 예정이라는 걸 미리 포스팅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분들 만나고 싶어요”라고 써두면 가시성도 높아지고 개인 브랜드도 자연스럽게 성장하죠.
이벤트를 30명과의 미팅이라고 생각하고 가세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말이죠.
2. 도착했을 때
여기서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변합니다. 누군가 먼저 말 걸어주길 기다리죠. 그러면 안 됩니다. 도착하면 이렇게 해보세요.
구석으로 도망가거나 음료만 들고 벽에 기대기 금지
대신 사람들이 오가는 동선 근처에 서 있으면 좋아요. 입구, 커피 테이블, 사람들이 모이는 곳 어디든 괜찮습니다.
미소 짓고, 눈 마주치고, 열린 자세가 중요
열린 바디랭귀지(팔장을 끼거나, 몸을 움추리거나 하지 않고, 어깨와 가슴을 열고 누가 와도 친절하게 대화하겠다는 느낌)을 보인다면, 남들도 더 훨씬 말을 쉽게 걸 수 있게 됩니다.
네트워킹 이벤트잖아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대화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그냥 다가가서 웃으며 “안녕하세요, 저는 ㅇㅇㅇ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하면 됩니다. 이걸로 충분해? 싶을 수 있지만 이 방법은 항상 통해요.
LinkedIn이나 예전 이벤트에서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인사하는 게 좋아요. 사람들은 잘 까먹거든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섭섭해하지 말고 그냥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을 서로 소개시켜주세요.
이건 정말 과소평가된 능력인데, 아는 사람 둘이 있다면 연결해주는 거예요. 바로 ‘커넥터’로 기억될 겁니다.
3. 패널 토크 중
패널이나 기조연설이 있으면 대부분 뒤로 기대고 앉아서 핸드폰만 보다가 끝나기만 기다립니다. 아까운 기회를 놓치는 거죠. 패널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공감하거나 반대하고 싶은 발언을 미리 메모하기
나중에 대화 소재로 쓸 수 있는 진짜 재료가 됩니다.
옆 사람과 살짝 대화해보세요.
본격적인 대화는 아니어도, 패널리스트 발언에 대해 짧게 한두 마디 나누면 휴식시간이나 끝나고 나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요.
좋은 질문 하나 던져보세요.
길게 할 필요 없고, 자기 PR도 하지 마세요. 그냥 주제를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간단명료한 질문 하나면 충분합니다. 바로 존재감이 생기죠.
나중에 대화할 때 패널 내용을 활용하세요.
“아까 XX님이 하신 말씀 중에 XYZ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쉬운 대화 오프너가 됩니다.
4. 네트워킹 세션 중
이게 진짜 메인입니다. 즉흥적으로 하지 마세요.
혼자 서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세요.
방해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도 네트워킹하러 온 겁니다. 보통은 누군가 먼저 말 걸어줘서 고마워해요.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하려고 노력하세요.
이름을 기억하는 데도 도움되고 대화가 훨씬 친밀해집니다.
호기심 어린, “먼저 베푸는” 질문을 던지세요
- “요즘 어떤 프로젝트 하고 계세요?”
- “이 이벤트는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 “혹시 소개받고 싶은 분이 있으신가요?”
대화는 짧고 임팩트 있게.
대화가 잘 통한다면 “나중에 커피 한잔하면서 더 얘기해요”라고 제안하면 됩니다. 너무 길게 끌 필요는 없어요.
뭔가 부탁하기 전에 먼저 도움을 주세요.
일본에서는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베풀면 신뢰가 금방 쌓여요.
보너스 무브
누군가 인상 깊었다면 그렇게 말해주세요. 아부가 아닌 진심 어린 칭찬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5. 이벤트 후: 팔로업
좋은 대화를 나누고도 연락 안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놀라실 거예요. 추가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걸 안 하면 앞선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체크리스트입니다.
24시간 내에 짧은 메시지 보내기
LinkedIn이나 이메일로: “어제 [이벤트명]에서 만나 반가웠습니다. [주제]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은데, 30분 정도 화상통화나 커피 한잔 어떠신가요? 제가 가능한 시간은 X, Y, Z입니다.”
뭔가 보내기로 약속했다면 바로 보내세요. 피치덱이든 소개든 빨리 보낼수록 좋습니다.
회고하기: 뭐가 잘됐고 뭐가 안 됐는지, 목표는 달성했는지 돌아보는 거죠.
주요 연락처는 어딘가에 기록하세요. 한 달 뒤엔 기억 못합니다. 저는 BizConnect라는 앱으로 명함을 스캔하고, 데이터를 추출해서 Airtable로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있어요.
프로 팁: 이벤트 사진, 패널 사진, 만난 사람들과의 셀카 몇 장 찍어서 LinkedIn에 후기를 올려보세요. 도쿄 생태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도쿄에서는 꾸준함이 정답입니다. 간단한 팔로업만으로도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어요. 대부분이 안 하거든요.
마무리
도쿄에는 이벤트가 정말 많지만, 이걸 제대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명함 수집이나 “바빠 보이기”가 목적이 아니에요. 생태계에서 전략적 존재감을 구축하는 거죠. 한 번에 한 대화씩 말입니다.
이 방법을 마스터하고 나면,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기 시작할 겁니다.
“어디든 다 계시네요.”
“정말 아는 사람이 많으시네요.”
“일본에서 네트워크가 탄탄하신가 봐요.”
운이 아닙니다. 전략이죠.
이제 나가서 판을 장악할 시간입니다.
P.S: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인맥 만들기에 가장 도움이 됐던 책을 추천 안 할 수가 없네요. Mark Rhodes의 “How To Talk To Absolutely Anyone: Confident Communication for Work, Life and Relationships”입니다. 각 장마다 실습 과제가 있어서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네트워킹 실력을 키울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아마존 링크: https://www.amazon.com/Talk-Absolutely-Anyone-Communication-Relationships/dp/0857087452

즐거운 네트워킹 되세요!